회지와 수학

2009/08/04 03:06

아 오랜만이다. 그냥 자판을 두들긴다는게 왠지 하고싶어져서

1. 이제 게임에 빠질 시간은 안 생길 것 같다. 물론 틈 나면 한시간씩 조금조금 하지만 전처럼 자습한다고 구라를 까고 일고여덟시간씩 하고 앉아있는건 2년 뒤로 미뤄야겠다. 그래서 나 이제부터 공부한다고 큰소리를 막 치고 다녔다. 한때는 이번 여름방학에 테일즈 200을 찍는다고 목표도 잡았었지만 그랬다간 아직 새파란나이(?)에 수포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처럼 스릴있고 재밌지도 않고 친했던 사람들도 거의 다 접었고 오로지 고렙되는 그날까지를 위한 졸음사냥 졸음클릭질... 에이, 관두자 퉤퉤

2. 동아리 회지랑 뱃지... 올 여름 또 당한 입원크리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내 게으름 때문인지는 몰라도 도저히 진척이 안된다. 특히 회지. 내가 학기 초에 뭣도 모르고 둘 다 맡겠다고 한 게 바보짓이였단 걸 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았을까. 내가 들어간 파트에서 창작부가 나와 2학년 선배 2명이고, 그 선배들이 다 굇수이고, 내가 고른 부분이 (적어도 내가 생각하기엔)하필이면 엄청 중요한 파트라는 걸 깨달았을 땐 이미 모든 게 늦어있었다. 내가 애초에 id에 들어간 이유도 '잘 그려서'가 아니라 '잘 그리고 싶어서'인데, 그동안 연습도 안했는데, 왜 내게 이런 시련을 내리시나이까!! 그림을 못그리면 콘티라도 좀 재밌게 짜야 할 텐데 보면 회의할때 구상한 캐릭터 특징같은것도 다 묻혀있고 칸도 아주 뭐같이 나눴고... 만약 내가 그린 건 줄 모르고 봤다면 에씨 뭐야 돈날렸내 하고 구석에 쳐박아둘 그런 종류의... 아아 그만하자. 일단 용지사이즈 혼란으로 마감일이 다행히 연장됬지만 그래봤자 이틀밖에 없다. 그리고 난 지금 인터넷에서 만화 원고용지 사용법을 검색하고 있다. 왓더! ...난 그래도 id가 좋은데. 분위기도 자유분방하고. 젠장 이번에 id회지가 FOLA때 못맞춰서 나오면 그건 순전히 내탓일게다.

3. 예전에 나는 우리 수학 과외선생님한테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전 수학이 싫어요. 그랬더니 선생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 수학도 니가 싫대. 겨울방학 때 숙제 안해가고 게임방 밥먹듯이 드나든게 이렇게나 내 발목을 잡을 지는 몰랐다. 한때 수학을 못하지는 않는다고 자부했던 녀석이 반에서 최하위다. 그리고... 우리반은 수학 그렇게 잘하는 것도 아니란다. 수시는 포기했어도 대학은 포기하지 말아야할거아녀. 근데 그냥 한번 막히기 시작하면... 그냥 자고싶어진다.

4. 계속 이런 류의 잡설을 두드릴 때 마다 끝에 공통적으로 써 주는 말이 있다. 넌 잘하는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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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간에 집착한다.
이 구상은 저 노트에 쓰고 일기는 이 노트에 쓰고 다이어리는 여기에 쓰고, 아이디어는 거기에 쓰고 그 노트 있잖나 저번에 영풍문고 가서 가슴 두근거리면서 아 여기에 새로운 이야기를 써야지! 하고들.
이 블로그 갔다가 이거 밀어엎고 또 쓰다가 또 밀어엎고 비공개 비공개 비공개 삭제 아 귀찮다 이리로 옮겨야지 또 저거 쓰고
왠지 글을 노트북으로 쓰면 간지나보여. 노트북 갖고 싶다.
아마 맘편하게 새벽마다 게임을 하려는 것도 있지만, 컴퓨터로 쓰면 생각의 속도를 손이 어느 정도는 따라갈 수 있긴 하지만 내가 노트북에 환장하는 이유도 공간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어느날 낙서를 닥치는 대로 연습장에 했더니 그런데로 마음은 편한데
보존이 전.혀 안 되더라고.

이번에 새로 산 전자사전에다 나는 또 아이디어 하나를 끄적였지.
전력부족으로 저장이 안 되는 바람에 지금 그게 멀쩡히 남아있을지는 모르겠는데.
항상 끊임없이 개혁, 새로움, 신선함, 그런걸 추구하려고 해도
언제나 그것은 '새 공간'에 지나지 않고
정작 그 내용물들은 다 구질구질하거나
넘쳐나는 '새 공간'들 때문에 난잡하게 정리가 안 돼있거나
아니면 아예 내용물 대신 귀차니즘이 꽉 차 있단 말이야.

정리를 하고픈데 정리가 안돼.
이런 생각 한다. 휴대용 전자수첩인데. 전자사전이고 엠피삼이고 휴대폰이고 지갑이고 다 되면서
문서작성 기능에다 와이파이까지 갖추고, 자기가 종이에다 쓰거나 그린 것들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파일로 저장하고 업로드까지 자동으로 해주는 뭐 그런거.

근데 그런 게 있다고 하더라도 결국 귀차니즘이 그 공간들을 빽빽히 메울 것 같다.

자 그럼 내가 뭐 때문에 귀찮아질까.

1. 잠자기
2. 게임하기
3. 밥먹기
4. 배변활동

별 것 아닌데 이런 것 들 때문에 모든 게 귀찮아진다.
다시 말하면 나는 잠을 자거나 게임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배변활동을 하는 것을
뭔갈 끄적이는 것보다 훨씬 좋아한다는 소리잖아.
생각해보니 1234번에서 얻는 낙이 더 크다.




그냥 솔직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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